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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연남동 라멘 맛집 : 하쿠텐

고기굽는사람 2023. 3. 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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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에 있는 이에케 라멘 맛집 하쿠텐입니다.

  오랜만에 연남동에 왔습니다. 저는 일식을 상당히 좋아하는데요. 제대로 된 일식을 먹을 수 있는 지역이 이곳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 올 때마다 최대한 일식 먹으려고 노력하는 편이긴 하네요. 저한테는 너무 멀어서 힘든데 가까이 사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어쨌든 홍대만큼 일본인이 많은 곳도 없고 상당 수의 일본인 워홀러 어학원생들이 여기에 거주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분들이 자기 고향음식을 자주 먹는 곳이기도 하죠. 그래서인지 연남동의 일식집은 상당히 많고 수준도 높고 경쟁도 치열한 편입니다.

연남동 골목에 있으니 잘 찾아가야합니다. 반지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 평일 12시에는 대기가 없었는데요 먹는 도중에 대기가 생겼습니다 대기 태블릿 따로 있어서 먼저 등록하고 그다음에 키오스크에서 주문해서 주문서를 직원에게 전달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역시 일본인 직원이 있네요. 연남동의 일식 가게는 사장은 한국인이라도 종업원이 일본인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일본인 직원이 직접 한국어 일본어 설명 적은 것 같군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메뉴 칭찬합니다 . 사실상 이에케라멘 단품 하나만 있다고 보면 되는데요. 주력 메뉴 하나만 있으면 되지라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존경스럽습니다.

  라멘 옵션으로 간(싱겁기), 면 익힌 정도, 기름 양 선택이 가능합니다. 저는 간은 짜고 면은 덜 익히고 기름은 많게 골랐습니다. 일반적인 한국인에게는 보통도 짤 것 같습니다. 기름 많게 하니까 기름만 위에 1cm가량 부어서 주셨습니다. 물론 저는 짜고 기름지게 먹는 편이라 좋았습니다 .

  여기 이에케 라멘은 김 3장, 훈제 차슈 2개, 반숙계란 1개, 데친 시금치만 들어갑니다. 먹는 중에 상당히 대파가 당겼는데요. 대파도 기본으로 있으면 좋으련만 대파값이 비싼 건지 없네요. 다음에 혹시 또 오게 된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대파 추가를 누를 겁니다.

  이에케라멘은 사실 이 집 덕분에 처음 알았는데요. 요코하마 라멘이라고 합니다. 전직 트럭운전사였던 개발자가 하카타의 돈코츠라멘과  도쿄의  쇼유라멘을 합쳐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돼지육수와 닭육수 둘 다 섞인 베이스입니다. 저도 처음 먹기 때문에 본토의 이에케라멘과 비교하지 못하고 다른 라멘과 비교해서 접근하는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위에 있는 재료들은 아마 오른쪽부터 마늘, 두반장, 라멘 식초, 깨, 후추인 것 같습니다. 이거를 같이 해서 먹으면 맛있을 것 같긴 한데 처음이라 일단은 아무것도 넣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는 바테이블에 앉았습니다 마주 보고 앉는 자리가 딱 2개 있고 나머지는 바 자리입니다. 그래서인지 혼밥하러 오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군요. 그리고 여기는 남자손님이 많다고 얼핏 들었는데 실제로도 남자손님이 많습니다.

  5분 정도 뒤에 음식이 바로 나왔습니다. 김이 위에 있어서 약간 뚜벅초 같은 느낌이 나요. 국물이 상당히 진하고 깊습니다. 혀가 잘못된 건지 어쩐지 모르겠는데 저는 미소맛이 났습니다. 일본인 지인도 미소맛을 느꼈기 때문에 잘 모르겠지만 미소가 들어간 건지 아니면 돈코츠 + 쇼유가 미소 맛이 나는 건지는 잘 모르겠는 와중에 쇼유 맛이 잔잔하게 몰려왔습니다.

  돈코츠 육수 맛은 솔직히 잘 못 느끼겠습니다만 걸쭉하고 찐한 게 기름에서 돼지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하면서

어쨌든간 상당히 복합적인 오묘한 맛이 났습니다.

  보양식 국물 것 마냥 크~하 하고 국물 먹었습니다 바닥까지 다 먹긴 했네요. 일본에서 먹은 라멘 맛이 갑자기 생각나면서 잠시 일본여행 다녀온 기분이 들었네요. 오랜만에 한국에서 제대로 된 일식 라멘 먹는 것 같네요.

  기본 반찬에 가라아게(4천 원) 추가시켰습니다. 오이조림은 원래 안 나오는데 달라고 하면 그냥 주십니다. 김치는 그냥 그렇고 오이조림이 훨씬 맛있습니다.

  가라아게는 너무 크게 튀겨지고 껍질이랑 살이 분리되어서 먹기에는 다소 불편했습니다만 4천 원인 거 치고 상당히 양이 많고 제대로 된 가라아게 맛이 나서 좋았습니다. 마요네즈와 시치미도 상당히 맛있네요. 어디 마요네즈인지는 모르겠는데 일본 가서 구매하고 싶은 맛입니다.

  적당히 굵고 탄탄한면 과 시금치의 조합이 좋았습니다. 근데 사실 차슈에서 조금 충격 먹긴 했는데 이에케 라멘의 차슈는 훈제 차슈라고 하네요. 그래도 그렇지 여기 차슈는 너무 시중에 파는 훈제 돼지 슬라이스 같은 맛이 나서 별로였습니다. 그냥 먹으면 모를까 일식라멘이랑 너무 안 어울리는 느낌이네요.

반숙계란은 맛있네요. 꿀 떨어지는 맛이었습니다.

김이랑 싸 먹는 조합도 꽤 괜찮았습니다. 면은 조금 양이 적은 느낌이라 뭔가 더 먹고 싶었는데 공깃밥 추가가 무료네요.

그냥 맨밥을 줄지 알았는데 이렇게 까지 밥을 주네요. 이에케라면은 한자로 家係(가계)라면입니다. 밥을 쓰까서 먹는 게 일반적이고 집에서 라멘에 밥 먹는 거 마냥 나온다고 합니다. 이렇게 까지 밥 주는 라멘집은 처음입니다.

밥도 무료인 거 치고는 퀼은 나쁘지 않습니다 적당히 꼬들꼬들하면서 적당히 식어있네요. 밥 자체만 5점 만점에 3.5점 줍니다.

  밥을 섞어 먹으니 네코 맘마처럼 미소시루에 밥쓰까먹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건 또 면으로 먹을 때랑 다른 맛이네요.

이에케 라멘 자체가 특이하기도 하고 일식라멘 오랜만에 먹기도 하고 상당히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자주 생각날 것 같지는 않지만 여름에 먹고 싶어지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일본인도 상당히 만족하는 그런 집이네요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