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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 연탄돼지갈비 : 가성비와 웨이팅사이

고기굽는사람 2023. 5. 2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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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봉에서 최근에 핫(?)해진 연탄돼지갈비입니다. 역이랑도 조금 거리가 있고 상봉 술세권이랑도 약간 동떨어진 외진 곳에 있는 집입니다. 저도 존재자체를 몰랐는데 아이스크림 집 다니다가 계속 사람이 많고 냄새도 좋으니까 뭔가 하고 가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두둥 저한테 좋은 일이 있었는데요. 바로 애드고시 드디어 통과해서.. 자축하는 의미로 방문하였습니다. 

일단 이 집을 간단하게 평가를 하자면 웨이팅이 없는데 웨이팅이 긴 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성비는 좋은데 그 보이지 않는 웨이팅 시간이 너무 길어서 내가 기다린 시간을 가치로 환산하면 가성비가 또 떨어지는 그런 기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갑자기 인기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 있는데 가게도 넓어지고 손님이 늘었는데 가게 운영이 예전 그대로 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후기를 시작합니다.

평일 오후 8시 반 쯤에 왔는데도 사람이 꽉 차있네요. 저희 앞에 웨이팅이 딱 1팀이 있었는데 바로 빠지길래 냅다 웨이팅을 했습니다. 근데 사람이 왔는데 잘 안 반겨주네요. 뭔가 불안해서 국적불명의 한국인 알바한테 이야기하니까 외국인 여사장님이 이렇게 하는 거 아니라고 표를 끊어주시더라고요. 빈자리도 있었는데 계속 밖에 있고 추워서 들어가겠다고 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게 15분 걸렸네요.

메뉴를 보겠습니다. 돼지갈비 원툴이군요. 저는 이 가격도 상당히 싸다고 생각했는데 예전에는 더욱더 쌌어서 2만 3천 원였었던 것인가 봅니다. 그래도 600g에 2만 7천 원이면 여기가 아무리 외곽에 있더라도 저렴한 가격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돼지갈비 1인분인 1만 원 후반이라 저게 2인분이라고 치더라도 1인분에 1만 3,500원이니깐요. 순두부찌개도 시키려고 했는데 순두부찌개는 기본 안주로 주시나 봅니다. 3천 원도 굳었네요. 계란찜도 싸고 냉면도 저렴한 것 같습니다. 소주 4천 원도 마음에 드네요.

기본 상차림입니다. 기본 상차림 나오는데 15분이 또 걸렸습니다. 정말 불안하게 가게 운영을 하고 계셔서 제가 다  긴장이 되는군요. 가게 상에 비해서 직원이 너무 적습니다. 그게 문제가 아니라 제일 큰 문제는 고기가 구워져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그것도 화로 1개에서 말이죠. 고기굽는 남자 사장님이 힘들어서 죽으려고 하시더라고요. 고기 굽는 시간이 10분 이상 걸리는데 그게 저희보다 먼저 자리에 앉으신 손님들에게 갔습니다. 앉고 나서도 저희보다 먼저 온 테이블 2개에 갔으니깐 저희는 웨이팅 1번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처음 대기부터 고기를 먹기까지 총 45분이 걸린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들어온 순서대로 나온다는 점이죠. 사실 그 마저도 불안했는데 다행히 온 순서대로 나오긴 했습니다. 고기 화로가 어디로 가는지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리곤 했죠.

순두부찌개도 나왔습니다. 해물이 딱히 들어간건 아니지만 참기름 향이 상당히 많이 나서 좋았습니다. 버섯도 잘 씹히고 적당히 매콤하고 계란까지 들어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여기는 기본적으로 음식 솜씨가 있는 집입니다. 기본 상차림으로 나온 다른 반찬들도 다 맛있었습니다. 양파절임이라든지 콩나물무침도요. 상추도 싱싱합니다. 싸 먹고 싶게 나오는 상추는 오랜만이었습니다. 명이나물도 있는데요. 명이나물은 사실 조금 오래된 느낌이 들었습니다만 맛있는 명이나물은 아니지만 이 가격에 명이나물이 나온 다는 것 자체에 만족을 합니다.

아기다리고 고기다리던 고기가 나왔습니다. 화로까지 통째로 가져다주는 시스템은 상당히 신박하고 편했지만 너무 기다리다보니 이제는 알아서 구워 먹게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랬으면 진작 다 먹었을 텐데 말이죠.

어쨌든 먹어보겠습니다. 일단 양은 3인분이 아니라 2인분이네요. 그래도 쌉니다. 아까 이야기했듯이 이 집은 기본적으로 요리 솜씨가 좋습니다. 양념도 맛있어요. 하지만 고기 자체가 질이 좋은 고기는 아닙니다. 그건 또 괜찮아요. 어차피 가성비로 따지면 가격이 비하면 그렇게 저질의 고기도 아니고 평범한 고기의 질입니다. 하지만 돼지갈비는 뭡니까.

맞습니다. 돼지갈비는 양념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양념이 훌륭합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먹고나니 기다린 보람도 있긴 있는 것 같고 왜 손님들이 많은 지 이해가 갑니다. 맥주 1병까지 시켜서 먹고 나오니 단돈 3만 2천 원! 지갑이 무거우니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다음에도 또 오고 싶은 곳이지만 손님이 꽉차있다? 그럼 안 갑니다. 테이블에 손님이 1/2 정도 있다? 그럼 또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시스템의 개선을 기대해 봅니다.

이상 상봉동 돼지갈비 가성비집 연탄돼지갈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