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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시대여관 차차티클럽 창신점

고기굽는사람 2023. 4. 1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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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대문을 치면 인스타에 여기밖에 안 나오는가 봅니다. 저는 블로거라 잘 모르지만 인스타하시는 분들 손에 이끌려서 왔네요. 최근에 박보영 안소희씨가 아주 이쁘게 유튜브에 나오시던데 거기 카페가 여기인가 봅니다.

동대문 골목 여관촌을 한참 헤매다가 들어가보니 왠지 이질적인 여관하나가 있습니다. 그래도 오는 골목에 전등이 잘 꾸며져 있어서 엄청 나쁜 분위기는 아닙니다. 외국인 데려오면 옛날 서울 보여주는 것 같고 괜찮을 것 같네요.
 
분명 카페인데 네이버지도에 여관으로 등록되어있는 거 웃기네요. 원래 전시도 하고 그랬나봅니다.

처음에는 시대여관으로 착각했었는데 시대여관이 아니라 차차티클럽이랍니다.

오후 6시쯤 들어왔는데 사람이 꽤 있었습니다. 다들 밥 안 드시고 차를 드시는지. 분위기가 정말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예전 여관 건물 형태가 그대로 남아있네요. 한옥은 원래 없는데 개조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가운데 천장이 뚫려있는 듯한 기분이 좋습니다.

테이블자리가 없어서 저희는 다락방으로 안내받았습니다. 예전 할머니집 같은 느낌이네요. 문풍지 많이 뚫어먹었는데 말이죠. 오른쪽을 잘 보시면 커피포트와 벨 그리고 퇴수통이 있습니다. 얘는 이용 중에 계속 쓰게 되니 잘 봐두어야 합니다.

저랑 제 친구는 얼죽아이기 때문에 당연히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키려고 했습니다만 찻집입니다. 제가 처음부터 제목도 카페가 아니라 찻집이라고 적지 않았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커피가 없네요. 차밖에 없습니다.
 
크게 백차, 우롱차, 홍차, 보이숙차가 있고 세부재료에 따라서 3종류가 있나 봅니다. 가격은 9천~1만 원이라 전혀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디저트는 8천 원대입니다 저렴한 디저트 중에 스콘인가 그거는 4천 원대이고 나머지 케이크는 가격이 있네요. 저희가 4명이서 갔기 때문에 1인당 차를 하나씩 고르다가 보이숙차 종류 2개를 골랐는데 맛이 겹치기 때문에 다르게 시키는 게 좋다네요. 그렇습니다. 여기는 차를 개인 찻잔에 마시는 게 아니라 여럿이서 나누어서 마신다네요. 밑에 사진을 보시면 이해가 가실 것 같습니다.

가운데 검은색 식기가 다관이라고 차를 우려내는 기구입니다. 다관에 찻잎과 뜨거운 물을 넣고 30초 정도 기다린 후 왼쪽에 있는 투명한 비커 주전자에 옮겨 담습니다. 옮겨 담을 때는 거름망을 이용해야 하고 담는 그릇은 숙우라고 부릅니다.
 
이 숙우에 있는 것을 잔을 옮겨 담아서 마시면 되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그래서인지 시킨 것을 전원이 나누어서 음미할 수 있습니다. 저도 다도의 다 짜도 몰랐는데 여기 와서 그나마 조금 알게 되니 차문화를 체험하게 되어서 좋네요.
 
어쨌든 4명이어서 일단 차 2개만 시켜도 되냐 했는데 그건 또 안되고 차 2개에 디저트 2개 되냐 물어봤는데 그것도 안되고(좀 이해는 안되지만) 차 3개에 디저트 1개나 차 4개는 가능이랍니다.

디저트는 말차 케이크(8천5백 원)로 시켰습니다. 비싼 값을 확실히 하는 케이크이구나 싶었습니다. 쫀득쫀득하고 크림이 아이스크림처럼 맛있네요. 여러 층에서 다양한 맛이 나는 것도 좋네요.

차는 백아차 백차, 기문 홍차, 경매 대평장 보이숙차 순서대로 마셨습니다. 백차는 거의 맛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조금 싱거워서 아쉬웠고요. 전부 중국 차 같아 보입니다.
 
솔직한 후기를 남기자면 저는 중국여행 패키지를 2번을 하였고 그중에 차를 끼워파는 체험코스가 있는데요. 거기서 조선족이나 이런 애들이 차 끓여주면서 반강매를 합니다. 그래도 중국에서 먹는 차는 깊고 진하고 맛있었는데 여기는 다들 싱겁고 그 맛이 그 맛인지 잘 모르겠어요. 홍차도 홍차가 맞나 싶은 느낌이고 보이숙차는 생차가 아니라 그런가 보이차라고 할 수 있나 싶은 느낌이라 전체적으로 상당히 실망했습니다. 한증막 향이 났습니다. 그냥 동서제품 티백으로 파는 정도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냥 분위기 있고 내가 우려먹을 수 있어서 재밌다. 차 체험정도이지 너무 맛을 기대하지만 않으면 괜찮을 것 같아요.
저도 4명 중에 저만 별로라고 느꼈지 다른 분들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하셨으니깐요.
 
개인적으로 또 하나 추가하자면 너무 비쌉니다. 감성은 감성인데 저는 처음이야기 했듯이 인스타를 하지 않으니깐요.

사진 찍기는 좋고 재밌을 수 있고 감성 있고 분위기 좋지만 메인인 차는 그냥 뭐 네 어쨌든 동대문에서 인기가 제일 많고 핫플이라 다녀온 시대여관 차차티클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