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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구 망우동 박서방 춘천닭갈비

고기굽는사람 2023. 7. 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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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경기 동부지역 사람이라 춘천 닭갈비를 상당히 많이 먹어봤습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 사람들이랑 닭갈비를 같이 먹으면 평가가 왜 이렇게 박하냐고 들을 때도 많습니다. 유가네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저의 닭갈비 평가가 짜다는 것을 생각해 주시고 읽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구리남양주로 나왔기 때문에 동창 친구들 만나면 아주 가끔 곱창이나 닭갈비가 땡길 때가 있습니다. 이 날도 어느 친구가 갑자기 닭갈비를 땡겨했고 상봉 근처에서 급하게 철판 닭갈비를 찾는데 여기밖에 나오는 곳이 없더군요. 나름 평도 괜찮고 나쁘지 않아 보여서 방문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다산점도 한번 가본 적이 있었네요. 여기 말고 구리에도 2개 지점이 있습니다. 친구도 구리에서 한번 가보았나 봅니다. 구리남양주 지역은 춘천가평에 비하면 닭갈비 수준이 확 떨어지긴 하는데 다른 지역에 비하면 그래도 가까워서 그런지 제법 춘천 닭갈비 흉내를 잘 내는 편입니다. 이곳도 조금은 기대가 되는 곳이군요.

박서방 춘천닭갈비는 망우역 먹자골목 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근처에도 꽤 네임드있는 집들이 많은데 이 상권을 따로 부르는 이름이 없어서 항상 아쉽네요. 망우 먹자골목이라 칭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요. 평일 저녁에 갔는데 자리에 여유는 있었습니다.

판 닭갈비 1인분에 1만 5천원? 솔직히 머릿속으로 OO나? 라는 생각 잠시 드는군요. 이것 때문에 친구들이랑 이야기했는데 저랑 똑같이 원래 닭갈비 1인분에 1만 2천 원 아니냐고 말한 친구도 있고 물가가 오른 거 모르냐 하는 친구도 있어서 찾아봤더니 춘천이나 강남 등도 1인분에 1만 5천 원으로 올랐네요. (근데 여긴 망우잖아) 아 이제는 죄송하지만 닭갈비 먹을 돈이면 다른 걸 먹을 것 같습니다. 닭갈비는 아무리 맛있어도 한계가 있는 존재입니다. 특히 철판 닭갈비는 태생적인 한계로 눈이 띠용하면서 감동이야 하면서 눈물 흘릴 맛은 절대 낼 수 없습니다. 솔직히 치킨 먹을래 닭갈비 먹을래 하면 치킨먹죠. 닭갈비 먹을래 삼겹살 먹을래 해도 삼겹살 먹고요. 이제는 닭갈비는 1년에 1번 먹을 겁니다.(어차피 그렇게 먹고 있지만) 그나마 이 집의 장점은 양은 1인분으로 충분하다는 겁니다. 양까지 적으면 힘들었을 것 같은데 닭갈비 양이라도 푸짐해서 좀 용서는 됩니다.

가게가 에어컨이 빵빵해서 여름에도 시원합니다. 주인분이나 직원분들도 상당히 친절하시고 분위기도 조용하고 안락합니다.

판 닭갈비 3인분(4만 5천 원)이 나왔습니다. 양은 철판에 가득하게 나왔습니다. 실제로 성인 남자 3명이 먹었을 때 부족함은 없을 정도 였습니다. 닭고기 상태도 상당히 괜찮아 보입니다.

사이드로 쌈과 계란찜 서비스 그리고 닭갈비와 같이 먹을 수 있는 야채절임용 야채도 나왔는데요. 계란찜은 맛있게 먹었는데 굳이 닭갈비를 저 소스랑 야채랑 같이 먹어야 하나 생각은 조금 들었습니다.

조리 중입니다. 역시 떡을 먼저 먹고 있으면 닭이 익어갑니다. 닭갈비는 주인아저씨가 다 볶아 주시기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됩니다.

조리 후의 모습입니다. 맛있게 잘 볶아서 주셨네요.

닭이 통통하고 비린내가 없습니다. 아까 이야기했듯이 양배추와 양파절임에 같이 곁들여먹으라네요. 나쁘진 않는데 정통 닭갈비 느낌이 안 나서 저는 별로 추천하진 않습니다. 닭 먹는데 야채가 걸리적거리기도 하고요. 매운맛을 중화시키는 용도일 뿐이네요. 맛은 그냥 닭은 좋은데 매웠습니다. 딱 정리할 수 있는 게 먹다 보니 은근히 너무 맵다입니다. 결국 기억 속의 이 집은 한마디로 맵다이네요. 심지어 옆 테이블에 어린애가 있길래 맵지 않느냐라고 물어봤는데 직원분이 안 맵다고 하시네요. 제가 보기에는 애도 콧물 찔찔 흘리면서 매워하던데. 원래 닭갈비 양념 안 맵고 달짝지근한 편인데 꼭 춘천 벗어나서 먹으면 매워집니다. 음식이 매운 이유는 맛있게 할 자신이 없어서 맵게 만든다라는게 제 개인적이고 지극한 소견이라 이집 닭갈비도 맛있는 닭갈비라고는 자신 있게 얘기할 순 없겠습니다. 다산점도 마찬가지고요. 그래도 맛없을 바에는 매운 것도 맞지라는 것도 맞는 말이라 적당히 철판 닭갈비 땡길 때 오면 그래도 후회는 안 하고 닭갈비 욕구는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그런 곳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맛이 없는 집이라는 소리도 절대 아닙니다. 서울에서 먹는 닭갈비로는 맛있을지도 아니면 평범할 지도.

닭갈비 후 볶음밥은 국룰이라고 배웠습니다만. 3명이라 2인분 볶음밥(6천 원)을 추가하였습니다. 이렇게 먹으니 3명이서 식사만 5만 1천 원이 되는군요. 술까지 해서 7만 원 언저리가 나왔습니다. 닭갈비집에 이 돈을 태우기에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철판 닭갈비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으니깐요.